나는 내가 몇 살인지도 몰라. 여권 같은 것도 없어서, 그래서 늘 스스로가 아주 젊은 아가씨인 것만 같지. (사이) 어릴 적, 아버지와 어머니는 장터를 떠돌며 재주를 부리는 곡예사였어. 아주 훌륭했지. 나는 공중제비를 넘고 온갖 묘기를 부렸단다. 두 분이 세상을 떠나자 어떤 독일 부인이 나를 거두어 글을 가르쳐 주었어. 그렇게 자랐지. 그런데… 내가 대체 누구인지, 어디서 왔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어. 부모가 정식으로 부부이긴 했는지조차 모른단다. (사이)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. 나에겐 정말 아무도 없어. 늘 혼자야. (혼잣말처럼) 나는 누구일까.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. 아무리 생각해도… 알 수가 없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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