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 아이를 버린 건 내가 아니에요. 성문 앞 계단에, 비단 포대기에 싸인 채로 버려져 있던 걸 내가 주웠어요. 병사들이 쳐들어와 온 도시가 불타던 그 밤에, 친어미라는 사람은 보석 상자를 챙기느라 제 자식을 두고 달아났지요. (아이를 끌어안으며) 나는 이 아이를 안고 눈 덮인 산을 넘었어요. 젖동냥을 하고, 내 밥을 굶어가며, 병정들을 피해 다 썩은 다리를 건넜습니다. 이 아이가 열이 오르던 밤엔 뜬눈으로 지새웠고요. (판관을 향해) 자, 말해보세요. 배 아파 낳기만 하면 어미입니까, 아니면 목숨 걸고 지켜낸 사람이 어미입니까. 저 여자는 이제 와서 재산 때문에 아이를 찾는 거예요. 나는… 나는 그저 이 아이를 사랑할 뿐이고요. 그거면 안 되는 건가요.
이 작품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. 자유롭게 연습·공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