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제 우리 가문의 겨울은 가고, 요크의 태양이 찬란한 여름을 불러왔다. 우리 머리를 짓누르던 먹구름은 모두 저 바다 깊이 묻혔지. 이마엔 승리의 화관을, 부러진 창칼은 벽에 기념으로 걸어두고, 살벌한 진군 나팔은 흥겨운 무도곡으로 바뀌었다. (비웃으며) 하지만 나는… 나는 이 달콤한 평화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몸. 사랑을 속삭이라고 빚어진 얼굴도 아니고, 요염한 거울 앞에서 뽐낼 맵시도 없다.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뒤틀린 채, 절반도 다 만들어지지 못하고 세상에 던져진 이 절름발이를 지나는 개들조차 보고 짖어대지. (차갑게) 좋다. 연인이 되어 이 좋은 시절을 즐길 수 없다면, 나는 악당이 되기로 마음먹었다. 형제들을 서로 미워하게 만들 음모는 이미 짜두었어. 자, 이제부터 시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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